how · 04

선악과 규범

선악을 다시 묻기

질문은 “선악은 무엇인가?”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악이라 구분할 것인가?”로 바뀐다.

우주의 원자를 아무리 쪼개도 선악은 나오지 않는다.

선악은 무엇인가를 묻기 전에, 선악이라는 것이 인간의 판단과 약속을 떠나서도 존재하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나는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선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선악이라고 부르는 판단과 약속은 있다. 내가 부정하는 것은 그 판단과 약속을 떠나 존재하는 선악이다.

그러므로 질문은 “선악은 무엇인가?”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악이라 구분할 것인가?”로 바뀐다.

어떤 방식의 구분이 어떤 경험을 보호하고, 어떤 경험을 줄이며, 경험의 질과 양을 어떻게 바꾸는가. 나는 선악과 규범도 EQQ의 언어로 다시 번역해 묻고자 한다.

이 번역이 하나의 답을 자동으로 내놓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떤 규범이 누구의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바꾸는지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