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의식을 물리적·화학적 작용으로 설명하는 것과 시뮬레이션 가능성은 모순되지 않는다. 시뮬레이션 안에서도 물리법칙은 성립할 수 있다.
달라지는 것은 그 법칙의 지위다. 우리가 물리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 세계의 궁극적 바닥인지, 더 아래에 있는 무엇이 만든 내부 규칙인지는 모른다.
의식을 뇌의 물리적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더라도, 그것이 현실 전체의 최종 설명인지는 모른다.
나는 현재 유물론과 결정론에 기울어 있다. 자유의지를 원인으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힘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세계의 모든 사건이 궁극적으로 결정되어 있는지, 양자역학의 확률적 기술이 현실 자체의 근본적 무원인을 뜻하는지, 더 아래의 층위까지 포함한 현실 전체가 결정적인지는 확신하지 않는다. 원인을 아직 발견하거나 기술하지 못했다는 것과 원인이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