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 05

다른 경험

타자, 동물과 AI

나 외에 경험하는 존재가 있는지는 모른다.

나 외에 경험하는 존재가 있는지는 모른다.

다른 인간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내가 보는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 기억과 반응이다. 나는 그 정황을 통해 다른 인간도 경험한다고 강하게 추정한다.

경험이 나 외에도 존재한다면, 그것이 사람에게만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강아지는 주인을 기억한다. 돌고래와 침팬지도 기억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런 정황에서 다른 포유류도 경험한다고 강하게 추정한다.

그러나 기억과 고통의 표현은 경험 그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경험을 추정하게 하는 정황이다.

나는 의식을 ‘경험이 발생하는 상태 또는 능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려 한다. 이 정의를 따르면 의식과 경험은 서로 경쟁하는 별개의 최종 대상이 아니다. 의식이 중요한 이유도 그곳에서 경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테리아와 식물은 자극에 반응하고 복잡한 정보처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현재 그것들에게 주관적 경험이 있다고 추정하지 않는다. 식충식물의 복잡한 반응도 복잡한 반응 그 자체가 곧 경험의 증거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해파리와 선충 같은 단순한 신경계 동물에 이르면 그림이 흐려진다. 곤충에서는 경험 가능성을 더 진지하게 고려하게 된다. AI가 경험하는지도 아직 모른다.

나는 아직 경험과 주체성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모른다. 타자가 경험하는지는 WHAT의 문제이고, 불확실한 타자를 어떻게 대할지는 how의 문제다.